스티브 맥코넬의 <Professional 소프트웨어 개발>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소프트웨어 공학 지식 체계
오늘날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지식이 너무 빨리 변해서 한번 배운 지식이 금방 쓸모없는 것이 되곤 한다고 불평한다. 그렇지만 맥코넬은 지난 30년간 변한 지식의 양이 많지만, 앞으로 30년간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핵심적인 영역은 늘어날 것이라 얘기한다. 시시각각 배웠던 기술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공부해야 할 기술들이 홍수처럼 밀려오는 지금, 맥코넬의 이야기가 과연 맞을까?
맥코넬이 이야기하는 것은 개별의 기술이 아니다. 그는 소프트웨어 공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구사항 분석, 설계, 구축, 테스팅, 유지보수, 품질, 공학관리, 공학 도구와 방법론, 프로세스 말이다. 이러한 지식들은 단계적으로 얻어나갈 수 있으며, 경험을 하고 공부를 할 수록 축적되는 것이며 모든 프로젝트들에 있어 공통적인 것이다. 또한 지난 10여년간 RUP, XP, UML 등의 이름으로 정교하게 정립된 영역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공학은 이제 성숙 단계
이 책의 한 장의 제목이기도 한 '고아 출신 우대'라는 말처럼, 소프트웨어 개발은 초기에 천재적인 프로그래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존해왔다. 그렇지만 그 천재적인 프로그래머가 지금도 천재일까? 나는 애플컴퓨터를 개발한 천재적 프로그래머 스티브 워즈니악을 기억한다. 그는 애플이 성장한 후, 조용히 시골 마을로 내려가 평범한 기술매니아로 살았다.
소프트웨어는 그동안 공학이 아니었다. 다른 수많은 공학들이 그 길을 걸어왔듯이 이제 공학으로서 자리잡는 과정이다. 이제 개발자들의 이상은 더이상 스티브 워즈니악과 같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개발자들은 보다 전문직으로서 안정된 성장과 역할을 원한다. 이제는 개발자 혼자의 역량보다는 팀워크와 공학적 산출이 중요해졌다. RUP나 XP는 어떤 면에서는 서로 대조되는 개발방법론이기는 하지만, 둘다 팀워크와 개발방법론을 중요시하는 점에서 같다. 맥코넬은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개발방법론에 대해 정통하며, 적합한 개발방법론을 찾아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경험과 체계적 지식을 겸비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
맥코넬은 Construx Software Builders라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성 개발 단계를 레벨별로 정의하고 경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Construx의 로드맵은 맥코넬의 성향상 XP보다는 RUP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렇지만, XP에 있어서도 똑같이 전문성 개발이 중요하며 그 레벨이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맥코넬은 IEEE 에서 활동하면서 국가 차원에 기술사 라이센스 제도를 정립하는데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
개발자들이 위기라고 한다. 30대 중반이 되면 갈곳이 없다는 '삼오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비효율적인 작업과 밤샘 근무들이 난무하는 환경에서 기업은 젊은 사람들을 더 선호한다. 개발자도 더이상 행복하지 않고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막상 기업에서도 유능한 인력은 부족하고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개인이 더 똑똑해지고, 기업이 더 현명하게 일해서 생산성이 날 수 있는데, 왜 경륜있는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겠는가? 사실 인력 시장에 진정한 전문가가 많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 그들을 데려오기 힘든 상황이다. 지금의 한국의 IT기업들은 낮은 생산성으로 저임금 인력을 고용하는 관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상태가 오래가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지금이 변화의 시작이다. 이러한 문제가 극도로 나타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제대로된 전문가들을 양성할 것이고 바로 준비된 개인들이 기업을 변화시킬 것이다. NHN은 올 한 해 동안 경력자들을 300여명 이상 채용했으며, Daum 또한 경력자 채용과 함께 Daum Lycos 개발자 컨퍼런스 등을 통해 개발자들의 전문적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개발자에게 미래가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오늘 이 시간도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개인과 조직이 좀 더 똑똑하게 일하고 업그레이드가 되어야겠다.
@draw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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