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에 대한 dobiho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dobiho님과 글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 기쁘네요. 논의를 잇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반가운 마음 잠시 뒤로 하고 논의를 이어가 볼까요?
dobiho님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국, 중국어 방으로는 지식인에 불펌으로 답변을 다는 사람이나 구글 검색에 걸리는 페이지에 링크를 다는 사람 둘다 지식인인지 판단 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에 링크를 다는 사람'이 지식인인지 알 수 없다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 질문은 '페이지에 링크를 다는 사람'이 아닌 '유효한 백링크(back-link)를 많이 받은 글을 작성한 사람'에 대한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유효한'이라는 말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는데요. '유효한 백링크'가 무엇이냐 판별하는게 중요해집니다. 구글의 페이지랭크는 이 유효한 백링크를 잡아내고 그것의 가중치를 판별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구글이 성공한 비결이지요.
물론 구글 검색의 상위에 랭크되기 위해 많은 사이트들이 백링크를 조작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로그에 스팸 댓글이나 스팸 트랙백을 달아 자신의 사이트로 백링크가 유입되도록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것도 효과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사실 이런 기술적인 것은 스패머와 구글 사이의 쫓고 쫓기는 전쟁이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논의 주제는 기술적 상세 사항보다는 기술과 서비스가 지향하는 철학이니까요.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의 책 <링크>를 보면 인터넷의 inbound 링크와 outbound 링크의 지형도를 그려서 분석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약 국내 인터넷 페이지들과 미국의 인터넷 페이지들을 이런 지형도로 그려보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 나올 겁니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복잡한 링크가 얽힌 지형도는 사실 생태계와 관련이 많습니다.
아마도 구글검색이 한국에서 맥을 못추는 것은 이미 한국의 페이지들이 구글이 파악하고 있는 지형도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포털 안에 대부분의 지식이 있고 그것들이 외부 검색엔진에 대해 폐쇄 정책을 고수한 이유도 있지만(국내 포털에서 최근에 이런 제약을 다소나마 풀었습니다), 아마도 그 이상으로 생태계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는건 아닌가 질문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생태계 같은 개념을 여기에 도입할 수 있을까요? 제가 모나드 이론에 주목하는 것은 그러한 이유였습니다.
모나드에 관한 좋은 글이 하나 있어 인용합니다.
이러한 도시민들에 반해 네티즌의 주체성은 어떠한가. 라이프니츠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열면서 사용했던 '모나드'(Monad)라는 개념은 네티즌의 주체성을 해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공공영역들과의 관계와 동시에 자율성을 띠는 주체로서 모나드 개념을 사용했던 20세기의 모더니즘 사상가 발터 벤야민은 21세기의 새로운 주체인 네티즌을 이해하는데 가장 탁월한 예언가였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모나드적인 주체란 무엇인가. 도시민의 주체가 고정화되고 위계화된 질서 속에서 규정되어진다면 모나드적인 주체는 탈고정화, 무질서화된 성향을 띤다. 다시 말해 벤야민의 지적대로 공공영역인 사회와의 공적 관계와 개인의 자율성이 동시에 처리되어지는 주체인 것이다.
출처 : 사이버 문화 연구소 - 사이버 컬럼 - 어느 네티즌 왈 "나는 교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PS. dobiho님은 6~7년만에 연락이 닿은 것 같네요. 어떻게 여길 아시고 찾아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반갑습니다^^